좋은 영화는 결국 두 개의 시선이 겹쳐질 때 태어나요. 감독의 시선과 배우의 얼굴. 이 둘이 우연히 만나면 그저 괜찮은 작품이 나오지만,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고 여러 편을 함께하면 아예 하나의 '문법'이 만들어져요. 한국영화 100년을 훑어보면 그런 콤비가 몇 쌍 있었어요. 이번엔 시대별로 대표적인 콤비 셋을 골라서, 그 둘이 왜 서로를 필요로 했는지 풀어볼게요. 안성기와 임권택 — 국민배우와 거장이 만든 '정직한 얼굴' 임권택 감독은 한국적인 정서를 스크린에 옮기는 데 있어서 누구보다 집요했던 사람이에요. 그런데 그 집요함이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려면, 화면 안에 '믿을 수 있는 얼굴'이 필요했어요. 그 역할을 맡은 게 안성기였죠.안성기의 연기는 화려하지 않아요. 오히려 그 반대예요. 그는 감정..
세계 영화사 아카이브
2026. 9. 5. 00:59

